담적병과 기능성 소화불량은 어떻게 다를까? 같은 증상을 다른 기준으로 살펴보는 이유
안녕하세요. 대구 범어동 정토한의원입니다.
내시경 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고, 그런데도 식사만 하면 명치가 답답하거나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병원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한의원에서는 담적병 또는 담적증후군이라는 설명을 듣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분들은 자연스럽게 궁금해집니다.
기능성 소화불량과 담적병은 같은 질환일까요?
아니면 원인부터 완전히 다른 별개의 질환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두 용어는 서로 완전히 같은 말도 아니고, 반드시 별개의 환자군을 가리키는 말도 아닙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일정한 증상과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류하는 의학적 진단명에 가깝고, 담적증후군은 소화기 증상과 함께 복부에서 확인되는 경결이나 압통 등을 종합해 살펴보는 한의학적 증후군 개념에 가깝습니다.
같은 환자에게 두 가지 기준이 동시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어떤 상태를 말할까요?
기능성 소화불량은 위궤양이나 위암처럼 증상을 설명할 뚜렷한 기질적 질환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상복부의 불편이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군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식사 후 음식이 오래 남아 있는 것 같은 불쾌한 포만감
- 몇 숟갈만 먹어도 배가 차는 조기 만복감
- 명치 부위의 통증
- 명치 부위의 쓰림
로마 기준에서는 증상의 양상에 따라 식후 포만감과 조기 만복감이 중심인 식후고통증후군, 명치 통증과 쓰림이 중심인 명치통증증후군으로 나누며, 두 형태가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단순히 “검사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신경성이다”라는 뜻은 아닙니다.
연구에서는 위 배출 지연, 식사 후 위가 충분히 늘어나지 못하는 수용성 이완 장애, 위장 과민성, 위장 근육의 전기적 리듬 변화 등 여러 기전이 복합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 가지 원인으로 모든 환자를 설명하기 어려운 질환인 셈입니다.
담적증후군은 무엇을 더 살펴볼까요?
대한담적한의학회 관련 연구에서는 담적을 단순히 소화불량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소화기 증상과 복부 경결을 함께 살펴보는 증후군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2023년 대한한의학회지에 발표된 문헌고찰은 담적 관련 문헌 91편의 진단요소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담적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두 요소로 다음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복진에서 확인되는 복부의 단단함이나 경결
둘째, 소화기 증상
그 밖에 담이 뭉친 위치와 형태, 설진과 맥진, 식습관과 생활습관 등이 보조적인 진단요소로 정리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이 주로 어떤 증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를 중심으로 분류한다면, 담적증후군은 여기에 더해 다음과 같은 부분을 함께 살펴봅니다.
- 명치 아래가 유난히 단단하거나 뻣뻣한지
- 일정한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나 불쾌감이 생기는지
- 체한 뒤 증상은 줄었어도 복부의 긴장이 남아 있는지
- 식사량과 식사 속도에 따라 경결과 증상이 달라지는지
- 트림, 복부 팽만, 구역감, 배변 이상 등이 함께 있는지
- 스트레스와 수면 상태에 따라 증상이 변하는지
따라서 담적증후군은 “내시경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종양이나 덩어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근거 수준에서는 반복되는 소화기 증상과 복부 경결이 함께 나타나는 임상적 양상으로 설명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복부 경결은 주관적인 느낌에 불과할까요?
복진은 검사자의 손으로 복부의 긴장과 압통을 확인하기 때문에, 객관화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명치 부위에 일정한 압력을 가하고 통증이 느껴지는 지점을 측정하는 알고미터 연구도 시행됐습니다. 이 연구는 심하부 압력통각역치를 활용해 심하비경, 즉 명치 아래의 단단함과 압통을 정량화하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소규모 단일기관 연구이므로, 특정 수치만으로 담적증후군을 확정할 수 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현재로서는 증상, 복진, 검사 결과와 병력을 종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둘은 어떤 관계일까요?
두 개념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기능성 소화불량 | 담적증후군 |
|---|---|---|
| 중심 기준 | 만성적·반복적인 상복부 증상과 기질적 질환의 배제 | 소화기 증상과 복진상 복부 경결·압통 |
| 주요 증상 | 식후 포만감, 조기 만복감, 명치 통증, 명치 쓰림 | 반복되는 체기, 명치 답답함, 복부 팽만 등과 복부 경결 |
| 진찰 방식 | 증상 기준, 병력, 필요 시 내시경·헬리코박터 검사 등 | 병력과 검사에 복진, 설진·맥진 및 생활 양상 등을 추가 |
| 관계 | 담적증후군 환자와 증상이 겹칠 수 있음 |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 중 일부와 겹칠 수 있음 |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경우가 모두 가능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이지만 뚜렷한 담적 소견이 없는 경우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식후 더부룩하지만, 복진에서 명확한 경결이나 압통이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기능성 소화불량에 해당하더라도 담적증후군이라고 반드시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과 담적증후군이 겹치는 경우
내시경에서는 뚜렷한 문제가 없지만 반복적으로 체하고, 명치가 답답하며,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단단함과 압통이 함께 확인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기능성 소화불량이라는 진단과 담적증후군이라는 한의학적 평가가 동시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기질적 질환이 있는 경우
위궤양, 위암, 담낭이나 췌장 질환처럼 증상을 설명할 질환이 확인됐다면 이를 단순히 담적병이라고만 보고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담적증후군을 살피는 과정도 필요한 검사와 기존 진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기질적 질환을 배제하거나 관리한 뒤에도 남는 증상과 복부 상태를 더 세밀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어야 합니다.
담적증후군이라는 명칭은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나요?
담적증후군은 제9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서 한의병명인 U87.7 담적증후군으로 추가됐습니다. 이는 담적증후군이 임상에서 사용되는 한의학적 증후군 명칭으로 제도권 분류에 편입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질병분류 코드의 신설과 특정 발생기전의 과학적 입증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따라서 “담 독소가 혈관과 림프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 모든 질환을 일으킨다”거나 “위장 외벽에 독소가 쌓인 것이 검사로 확인됐다”는 식으로 단정하기보다는, 현재 연구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제시되는 소화기 증상과 복부 경결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진료에서는 명칭보다 현재 상태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가 느끼는 불편은 같은 소화불량이라는 말로 표현되더라도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식사 직후부터 배가 꽉 차고, 어떤 분은 공복에도 명치가 막힌 것처럼 답답합니다. 트림이나 가스가 중심인 분도 있고, 체한 이후부터 명치 아래의 긴장이 오랫동안 남는 분도 있습니다.
따라서 진료에서는 단순히 “기능성 소화불량인가, 담적병인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 내용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불편이 식전과 식후 중 언제 심해지는지
-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줄었는지
- 체한 뒤 명치의 답답함이 계속 남아 있는지
- 복부에 단단하거나 누르면 아픈 부위가 있는지
- 트림, 역류, 복부 팽만, 배변 변화가 동반되는지
- 수면, 스트레스, 복용 약물과 관련이 있는지
- 체중 감소나 출혈 등 추가 검사가 필요한 신호가 있는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도 기능성 소화불량을 하나의 원인으로만 보지 않고, 식적·기울·담음 등의 실증 양상과 위장 기능 저하가 두드러지는 허증 양상을 구분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도록 설명합니다.
내시경이 정상이어도 몸의 불편을 가볍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검사에서 구조적인 이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실제 증상이 반복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반대로 명치가 단단하거나 누르면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증상을 담적병으로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증상과 검사 결과를 중심으로 분류하는 진단 체계, 담적증후군은 소화기 증상에 복부 경결과 한의학적 진찰을 더해 살펴보는 증후군 체계라고 이해하면 두 개념의 관계가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내시경은 괜찮다고 들었지만 체기와 명치 답답함이 반복된다면, 검사 결과만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후 증상의 양상과 위장 기능, 복부의 긴장 상태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한 주요 자료
-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 「기능성소화불량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2021.
- 임윤서 외. 「담적의 진단요소 및 증후군으로서의 가치에 대한 문헌고찰」. 대한한의학회지, 2023.
- 최규호 외.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복진진단 객관화를 위한 임상연구—알고미터를 이용한 심하비경 진단」. 대한한의학회지, 2022.
- 오정환 외.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임상 진료 지침 개정안 2020」. 대한내과학회지, 2021.
- 통계청. 제9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조정안.
“반복되는 증상, 혼자 판단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현재 몸 상태와 생활습관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토한의원은 증상의 양상과 몸 상태를 바탕으로 위장 기능 회복을 위한 진료를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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